박범수 국장의 첫 무대.. 역시나 친 이재명 편파 본색 과시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 박범수 신임 뉴스룸 국장의 중립성은 역시나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박 국장 취임 후 그의 노선을 가늠해볼 첫 번째 정치적 사안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보도는 처참하게 편파적이었다. 이 대표와 민주당에 우호적인 논조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1. 이재명의 승리?
보도가 더 이상 제멋대로일 수가 없다. 신준명 기자는 출연에서 ”이번 영수회담을 잘 이용한 쪽은 이재명 대표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라고 했다. 누구 맘대로 이렇게 단정하는가? 무슨 객관적 근거가 있길래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모한 평가를 하는가 말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선 ”야당 대표와 사진 찍고 총선 민심을 급하게 달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측, 그 가운데서도 극단적인 세력이나 할 법한 평가이지 않은가? 이번 영수회담은 어렵게 성사됐고, 준비과정에서의 진통처럼 성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이미 시작 전부터 지배적이었다. 예상대로였고, 그래서 그나마 협치를 가동한 데서 의미를 찾으려는 게 일반적인 언론의 시각이었다. 이 대표는 준비한 대로 작심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고, 윤 대통령도 협치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의료개혁과 연금개혁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분명 성과였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는 이 대표가 잘했다고 하고, 윤 대통령 지지자는 윤 대통령이 잘했다고 한다. 그런데 공영방송 MBC는 대놓고 이 대표 손을 들어줬다. 박범수 국장의 중립성 수준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뿐만 아니다. MBC는 어제 뉴스데스크에서 타 지상파보다 2꼭지 더 많은 6꼭지를 편성했는데, 제목 등에서 이 대표의 입장이나 어젠더를 중심으로 뉴스를 전개했다. 박 국장이나 신임 보도 담당 보직자들은 다시 한번 어제 뉴스의 제목만이라도 보기 바란다.
예를 들어 민주당의 반응을 전하는 리포트의 제목은 [”답답하고 아쉬워“..”백지답안지“ 혹평도]라고 민주당의 입장을 충실히 전한 반면, 대통령실의 반응은 [”협치 첫 발“ 자평했지만..한계 뚜렷]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덧붙였다.
MBC는 또 이번 회담이 성과가 없었다면서 그 책임을 오롯이 윤 대통령의 불통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협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의료개혁’에 대한 공감대는 애써 무시했다. 현 시점 최대 민생 이슈 중 하나가 의료개혁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선 제목은 물론 소제목으로도 뽑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 도움이 될 법한 소식은 다루고 싶지도 않았나 보다.
2. 박범수 국장의 목표는 민주당과의 ‘공조’?
어제 영수회담과 관련해 뉴스데스크는 거의 유일하게 MBC 관련 내용을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한 법정 제재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에게 문제 제기를 했다는 내용이다. 시청자가 알고 싶어하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MBC, 특히 그 중심세력인 언론노조가 하고 싶은 얘기일 뿐이다. 뉴스의 사적 이용에 가깝다. 총선을 앞두고 편파적인 보도로 사실상 대리 선거전을 치른 가해자임에도 인제 와서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이 가증스러울 지경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정부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실상 MBC 문제를 언급했다. 우리는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MBC 징계나 방송법 관련 언급이 언론노조와 현 MBC 경영진과의 공조 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MBC는 오늘 아침 뉴스를 포함해 연일 관련 뉴스를 생산하며 공론화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민주당과 언론노조의 MBC가 서로 함께 돕겠다는 음흉한 윙크를 주고받고 있다고 의심한다.
박범수 국장이 처음으로 보여준 것은 확신이었다. 편파성에서 전임자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갖게 했다. 앞으로 방송법 개정 등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가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 국장이 보여줄 자세가 뻔해 보여 씁쓸할 따름이다.
2024.4.30.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