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성명] 부산MBC의 너무 다른 대통령 방문 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4월 5일 부산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국내 첫 완전자동화 부두 개장식에 참석해 항만·해운산업 도약을 약속했다. 또 식목일 식수를 하고, 부산대병원도 찾았다.
이를 보도하는 부산MBC의 태도는 싸늘했다. 리포트 제목이 [“항만·해운산업 도약”‥관권선거 논란도]였다. 기사 가운데 거의 절반을 윤 대통령 부산 방문에 대한 비판으로 채웠다. 김유나 기자는 “관권선거”라는 주장과 “표로 심판해달라”는 야권의 요구를 그대로 전했다.
부산MBC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통령의 방문에 원래 부정적이었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2020년 2월 6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했다. 그날 부산MBC 리포트 제목은 [‘부산형 일자리’로 신종 코로나 넘자!]였다. 앵커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부산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했는데, 정부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라고 방송했다. 기사 어디에도 선거용 방문이라는 비판이 없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발끈했다. 2월 7일 심재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여당의 선거운동을 돕겠다는 심산으로 부산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사에 참여한 대표업체와 부산시가 이미 2019년 7월 투자협약식을 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MBC는 단 한 마디도 보도하지 않았다.
부산MBC 외에도 이번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이 드는 기사들이 지역MBC 뉴스 곳곳에서 발견됐다.
4월 5일 울산 남갑의 무소속 허언욱 후보가 사퇴하며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울산MBC 단신 화면을 보면 기자회견장 구석에 김상욱 후보가 뻘쭘하게 서 있다. 울산KBS 리포트에 나오는 손을 맞잡아 올리는 허언욱 김상욱 후보의 모습과 너무 달랐다. 울산방송도 비록 단신으로 보도하기는 했지만 울산MBC와는 두 후보의 모습이 달랐다.
혹시 울산MBC 기자들이 ‘내가 마이크를 잡고 편집기를 잡았으니 내 마음대로 방송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대단히 우려스럽다.
MBC경남의 경우도 4월 1일 김해갑 여야 후보들을 소개하면서 야당 후보는 인사하는 시민들과 함께 촬영하고 여당 후보는 바로 앞에서 찍어 누구에게 인사하는지 모르게 방송했는데,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실수라고 믿고 싶다.
다만 MBC경남이 4월 7일 진주갑 후보자들 공약을 소개하면서 여당 후보와 유세현장 촬영 및 인터뷰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야당 후보는 유세현장을 여당 후보는 토론회 녹화화면을 사용했는데, 인터뷰는 몰라도 유세현장은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데 일종의 갑질을 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제 오늘 밤이면 모든 선거운동이 종료된다. 다음 선거 때는 MBC 뉴스가 특정 정파의 도구가 되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일이 없도록 MBC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4년 4월 9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