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공감터] ‘알고보니’를 알고 보니...
뉴스데스크의 고정 코너 중 주요 이슈에 대해 기자가 출연해서 객관적으로 팩트를 체크해준다는 [알고보니] 코너가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말 편파적인 나쁜 뉴스였다. 시청자가 보면 뭔가 객관적이 내용일 것으로 착각하는데 야당 편만 들어주는 내용 일색이다. 최근 한 달 치를 검토해봤다. 예외가 없었다.
1,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헌법 훼손·기본권 침해?] (1/30, 이준범기자)
이태원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잘못이라는 야권의 주장만 자세히 전했다. 정부는 야당인 민주당이 사실상 특조위원 다수를 임명해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이유 등 6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알고보니]는 ‘동행명령권’과 ‘압수수색 의뢰’ 2가지만 들어서 거부권이 행사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통과된 관련법안 8개에도 이 2가지 권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가운데 5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과된 법안이었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참사를 정치에 활용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게다가 과거에 통과된 참사 조사위 관련 법안 자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 과거에도 있던 조항이라며 그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이 통과됐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논리적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치적으로 심히 편향된 보도였다.
2, [중대재해처벌법 확대로 골목 식당 카페 타격?] (1/25, 이준범 기자)
정부 여당이 추진하던 중대재해법 확대 유예가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는데, 역시나 민주당 편을 들어주면서 이 법안으로 적용되는 영세사업장들에서는 중대재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니 문제 없다는 일방의 주장만 전달했다. ‘선량한 시민들은 도둑질 안 하니 절도범은 사형시켜도 된다는 법안이 뭐가 문제’라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
3, [15년째 외치는 “책임자 처벌”..이유는?] (1/19 이준범 기자)
용산 참사 15주기를 맞아 희생자 가족의 일방적인 하소연을 담은 리포트 뒤에 이준범 기자가 덧붙인 [알고보니] 코너였는데, 팩트 체크는 없이 당시 경찰에 대한 비난만 거듭한 편향된 리포트였다. [알고보니] 타이틀을 왜 달았는지 모르겠다. 당시 서울경찰청장이던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책임자라고 전하면서, 15년째 책임자 처벌이 안 된 이유는 당시에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뇌피셜 같은 주장을 폈다.
철거민과 용업업체의 책임 등에 대해 논할 거라곤 기대도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안 알려진 사실을 소개하거나 팩트체크를 하려 했다면 서슬퍼렇던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 경찰청 진상조사위가 재조사를 했는데 무엇을 밝혀냈는지 혹은 그들은 왜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하지 못했는지를 체크했어야하는 것 아닌가? 이게 무슨 [알고보니]인지 모르겠다.
4, [이태원참사 특별법, 야당과 유족 맘대로?] (1/10 이준범 기자)
이 코너는 대부분 정부 여당의 주장에 물음표를 다는 게 제목이고, 리포트 내용은 “그게 아니다”라는 식이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해 여당은 민주당 위주로 구성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인데, 이준범 기자는 민주당 측 주장을 마탕으로 “대통령의 임명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야당과 유가족 추천만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했다. 그냥 “민주당 말이 맞다”고 한 것과 다름없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관련단체와 협의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는데 민주당 위주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순진한 것인가 사악한 것인가?
알아 보니 [알고보니]는 민주당의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팩트만 제공하는 선전도구라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알아볼 것도 없이 안 봐도 되는 답이 뻔한 뉴스였다. 이준범 기자는 어떻게 일주일에 한 개꼴로 출연하면서 이렇게 균형감이라곤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만 전하는지 자질이 심히 의심스럽다. 자신이 그동안 전한 [알고보니]들을 한번 되돌아 보기 바란다. 공영방송 MBC에서 월급 받고 누굴 위해 일하는 것인지.
2024.2.2.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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